일본 자전거 여행 _ 제 5 화 나고야에서 모토주쿠까지
말근육을 향한 나의 도전 그 첫번째 !! 일본 여행
글에 앞서 장기간의 휴가를 허락해 준 회사와 나의 공백을 대신 메워 준 동료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합니다.
출발 4일째!!
이거 후기 쓰는게 생각보다 오래걸리고 재미도 없군요 ㅋㅋ
이제는 여행 도중 기록한 노트를 봐도 기억이 가물가물해져서 이게 뭔소리인가 싶을 정도로 아득한 기억이지만,
그냥 시간이 많이 흐른 어느날
나의 가족들과 함께 보기 위해 꾸역꾸역 쓰고 있습니다.
사진이 많아서 스크롤의 압박이 예상 되기 때문에 귀찮은 분들은
대충 보편 타당한 댓글만 남겨주셔도 저에게는 큰 즐거움 입니다.
나름대로 중간 목표였던 나고야를 찍은 흥분을 끌어안고 침대가 두개 있는 방에서 혼자 잠이 들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오늘 내로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머리속이 멍했습니다.
분명 계획은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계획일 뿐...
야리꾸리한 여관을 빠져나와 자판기에서 시원한 조지아 커피 한잔을 뽑아먹으며, 한숨을 내쉬어 봤습니다.
이제.....어디까지 간담...ㅠㅠ
△ 어제 한밤중에 도착해서 바라봤던 나고야 JR역이 주었던 감동이 다시한번 찾아옵니다.
아~ 내가 오사카에서
아니지
관서공항에서 자전거만으로 나고야까지 왔구나...
스스로 너무나 대견해 아침식사하는것도 까먹고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다시 국도1호선을 찾아서 외곽으로 외곽으로 달리며 열심히 가고 있는데
허걱 -0-
△ 길거리에 좀 이상한 Hummer가 서 있었습니다.
사진찍어서 허머동에가서 보여줘야지 했는데 돌아와보니,
아뿔사..... 자전거의 존재에 대해 다들 알고 있었더군요 ㅡ,.ㅡ
게다가 이 사진이 또 올라오면 좋은 소리를 들을 수 없을 지경으로 많이 회자된 사진이었습니다.
하여튼 길거리에 서 있는 이상한 풀샥 허머를 보니 친구를 만난것처럼 반가웟습니다.
한참을 달리다가 아침밥 안먹은게 떠올라 국도 외곽으로 벗어나기 전에 먹고자 부랴부랴 식당을 찾았습니다.
△ 빅꾸리 라멘집 발견~ 가격도 빅꾸리(세트 메뉴가300엔), 양도 빅꾸리, 맛도 빅꾸리 아주 좋아요 -0-
일본 라면 원없이 먹는것 같네요^^
밥을 먹고 나니 오늘은 왠지모든것이 귀찮아서 페니어에서 지도도 안꺼내고 표지판만 보고 냅다 달렸습니다.
△ 동해라는 간판이 보여서 한번 가볼까 하는마음이 들었지만, 삽질하기 싫어서 그냥 국도1호선 타고 얌전히 가기로 했습니다.
나고야 정말 넓네요
2시간 이상 달려서 겨우 나고야의 끝지점에 도달했습니다.
이제 나고야를 벗어나는구나 라고 생각하면서, 별 의미없는 사진을 찍어봤습니다.
△ 일본엔 데니스가 참많아요
사실은 10대 가까이 지나가는 엄청난 장례차량 행렬을 찍으려다가, 카메라 꺼내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 무라도 자르는 심정으로 찍은 사진입니다.
시내를 벗어나 다시 시골길로 접어들어 달리다가 신호 대기중 재미있는것이 보여 찍어봤습니다.
△ 우리나라에 윤락업소와 같은 풍속점인데, 헬스라고 불리는 곳입니다.
도시에 있는 헬스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 마치 서울이나 외곽도시에서 간혹 보이는
"까르르", "목로", "립스틱" 이런 간판을 단 작은 술집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 가게는 작지만, 속맛이 다릅니다. 한번 놀다가세요 ㅋㅋㅋ
이 멘트를 보고 웃겨서 찍어봤습니다.
아침 10시부터 오는 손님들이 있나보군요 ㅡ,.ㅡ 그나저나 구인공고도 있는데 일당이 좋네요 ㅋㅋ
하여튼 속맛을 볼 여력도 기력도 없어 그냥 계속 달렸습니다.
△ 잘포장 된 길에 떨어진 도토리가 하나씩 보였습니다.
처음엔 예쁘고 분위기 있다고 생각했는데, 갈수록 도토리의 양이 많아지고 끝없이 끝없이 도토리만 보이니까 주행에 방해가 되더군요
그래도 왠지 운치있어 찍어보았습니다.
△ 도토리를 날것으로 깨물면 쓰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모르고 있었는지도 기억이 안나지만, 나도 모르게 깨물어보고 퉤퉤 뱉고 난리를 쳤습니다. ㅡ,.ㅡ
아무래도 무릎이 너무 아파 머릿속이 자꾸 혼미해 지는가 봅니다.
어젯밤 나고야 도착과 동시에 찾아온 엄청난무릎 통증이 가시질 않더군요
이 당시에는 안장을 내 체형에 맞게 높여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ㅡ.ㅡ
△ 경마장이 인근에 있다는 표시입니다.는 저의 무지의 소치에서 나온 것이고
일본 역사에 커다란 전환점을 만들어준 세키가하라 전적지의 표시죠^^
저걸보니 말근육 만들려고 왔다가 무릎이 나가서 평생 말타고 다녀야 하는거 아닌가 겁이 덜컥 났습니다.
빨리 약국이나 편의점을 찾아서 무릎밴드라도 해야겠다는 일념으로 사방을 두리번 거리며 자전거를 타고 있다가
△ 드디어 약국 발견!!
△ 너무나 기뻐서 무릎밴드와 비타민이 들어있다는 사탕도 좀 샀습니다.라기 보다는 일본인과 한마디라도 더 섞어보고 싶은 마음에 사봤어요^^
그리고, 비타민 부족인지 손끝에 고스름이 일어나고 입주변이 다 터지기도 했고요
이 싸구려 사탕이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 입에 넣고 무릎밴드를 했습니다.
밴드를 착용한 이후로 무릎이 거짓말 같이 안아팠어요^^
물론 아직도 밴드를 풀면 간간히 뻐근하기는 합니다만... ㅡ.ㅡ
이제 열심히 달리는 일만 남았습니다.~~~~
덕분에 앞으로의 사진에는 자세안나오게 이놈에 무릎밴드가 계속 나옵니다 ㅎㅎ
여정의 대부분의 국도 1호선이었습니다. 보았던 풍경도 전부 국도 1호선의 모습이었죠
국도 1호선 주변에 눈에 많이 띄는것들이 몇가지 있었습니다.
맥도날드 24h / 스타벅스 / 빠친코 / 어린이용품점 / 대형마트 / 중고차시장
△ 그중에 미니쿠퍼? 이거만 파는 매장이 있길래 찍어봤습니다.
상태는 어떤지 모르겟지만 228만엔이면 싼거 아닌가요?
운전면허만 있었으면 샀을지도 몰라요 ㅋㅋ
정말 차타고 가고 싶었습니다.
진짜 안성이면 좋겠다
택시불러서 집으로 가고싶다라는 생각이 번쩍 들더군요..
돌이켜 생각해 봐도 이날이 전체 여정중에 가장 힘겨웠던것 같습니다.^^
△ 가끔가던 논현동의 이마스시가 여기에도 있네요 ㅡ,.ㅡ
△ 햇살이 강하니까 선크림도 바리고 얼굴은 버프로 온통 다 가려버렸습니다.
전체 라이딩중 헬멧은 마지막날 딱 하루 썻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다지 좋은 선택은 아닌것 같아요
지금은 헬멧 꼬박꼬박 잘 쓰고 다닙니다.^^
△ 여기는 국가유적지인줄 알았더니 개인 소유라더군요 거 참 좋네...
△ 좋은 집 구경도 하고 기분이 좋아질만 하면 횡단보도 없이 이런 육교가 나와 기운을 뺍니다.
제가 자전거를 타고 지금 다시 여행을 간다면 반드시 차선의 갓길을 이용해 다녔을텐데, 이 때는 자전거도 처음 타보는거라 계속해서 자전거 전용도로로만 다녀서 이렇게 육교로 길을 건너거나 해야했기 때문에 체력 소모가 컸습니다.
정말 기운이 없어 설렁설렁 자전거를 타는건지 끌고 가는건지 죽을둥 살둥 가다보니 벤취가 보여, 오늘 점심은 저곳에서 해결하기로 하고 자리를 잡았습니다.
△ 오늘 도시락은 좀 비싼놈입니다.
800엔이나 주고 샀는데 버섯의 모양이 무엇을 상징하고 있군요
말근육을 향한 남자가 먹어야할 버섯의 모양인가!
△
△ 밥먹고 기분 좋아진 저도 한장 찰칵!
흥~! 이따위 짓거리를 또 할까보냐
정말이지 다시는 이런짓 안한다고 결심을 했습니다만...
또 가고 싶다~~~~~
밥을 잘 먹고 출발하는데 길이 심상치 않습니다.
아주 기분나쁜 오르막이 계속 되더군요
뭔가 앞에 산이 나오나 보다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귀찮아서 지도는 꺼내지 않았습니다.
속도계를 보니 시속 3km ㅡ.ㅡ
내려서 끌어도 이것보단 빠르지 않을까?
정말 시속 3km로 2시간 가까이 탄 것 같습니다.
최근들어 우리나라에 소개될 에반게리온 서 의 OST 뷰티풀 월드(후타다 히카루)의 노래도 듣고, 개판으로 따라도 부르고 무슨 술취한 사람처럼 오르막을 오르는데!!!!!!
갑자기 자전거길이 사라지고 건너편에새로운 자전거 길이 시작되는것이었습니다.
이런경우 대부분 횡단보도가 있거나 굴다리 / 육교가 있는데 정말 아무것도 없는것이었습니다.
이것은 제가 횡단보도 / 굴다리 / 육교를 보고도 그냥 지나쳤기 때문이라, 다시 왔던길을 더듬어 가는데 아무리 봐도 길을 건널 수 있는 시설물이 안보였습니다.
△ 진짜 개짜증의 도가니 속에 오르막과 내리막을 미친듯이 왕복하다가 겨우 발견한 굴다리 입구 ㅡ.ㅡ 사람이 다니긴 하는곳인가?
자전거를 끌고 이길을 내려가니 내려갈 수록 계단이 안보이고 초목이 우거져서 진짜 뱀나올까봐 걱정했습니다.
△ 겨우겨우 계단으로 자전거를 끌고 내려왔더니 바로앞에 이런 카미나리가 있는데 어찌나 바짝 붙어 있던지 전체를 다 찍을 수도 없었어요
△ 게다가 더 놀라운것은 상식적으로라면 계단을 내려오면 바로 밑에 굴다리가 있어 건너편으로 갈 수 있어야 하는데 굴다리가 없었습니다.ㅡ,.ㅡ 이런 농로를 타고 또다시 30분 넘게 구멍을 찾아 헤메었습니다.
△ 흑...드디어 굴다리 발견
그러나 자전거를 서서 끌고 지나갈 높이가 안됩니다. 사람도 앉은걸음으로 걸어야 하는 구멍이라, 이거 과연 사람을 위해 만든게 맞나 싶었지만 일단 통과해서 보니 국도로 올라설 계단도 보이고 해서 다행이었습니다.
△ 우여곡절끝에 아까 건너편에서 찍었던 건물을 찾아 내어 마음을 추스리고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울지말자...울면 안되...
이곳에서 길을 건너기 위해서만 1시간 30분은 까먹은것 같습니다.
사람이라도 있었으면 물어봤을텐데 사람도 없고 정말 난감한 순간이었습니다.
여행의 어려움은 바로 이런곳에서 의지가 꺽이기 때문에 찾아온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일본은 대개가 국도와 열차선로가 만나질 않아 기차역이나 선로를 만날 일이 많지않았는데, 역을 만나니 일단 사람들이 바글거려 너무 반가웠습니다.
△ 역 앞에는 우리나라처럼 택시기사들이 손님을 기다리며 서있었습니다.
거기 택시 어저씨에게 캔커피 하나 사들고 가서 앞으로의 여정에 대해 상담을 좀 했더니,차 안에 있던 상세 지도책을 꺼내와서 정말 친절하게 이길 저길 자세히 알려주었습니다.
끝끝내 캔커피는 사양하더군요
이 역의 이름은 모토주쿠(本宿)였습니다. 왠지 신주쿠(新宿)가 떠올랐습니다.
숙박의 본거지는 원래 이곳인가? 하는 말도 안되는 의미를 혼자서 떠올리며 택시기사 아저씨가 알려준 길이 아닌
다른곳으로 달려보았습니다.
이것이 오늘 라이딩의 화근이었죠
제딴에는
오늘밤엔 온천에서 자자!!
라는 생각에 무리하게 큰길에서 벗어나 지방도로를 타기 시작해서 "카마고오리"로 향했던것입니다.
가는도중 또다시 길을 잃어 봉고차를 몰고가던 아주머니에게 길을 물었더니 거긴 위험해서 자전거로 가지 말라고 했지만, 마음만은 말근육인 저는 그쪽으로 갔습니다.
꺄오~ 저 산만 넘으면 카마고오리 온천마을입니다.
이때가 대략 5시경
△ 이제 갓길이 없어지고 이사진을 마지막으로 해가 저물었습니다.
국도 번호가 3자리수가 되면 이렇게 갓길이 없는 도로가 나옵니다.
스스로 자초한 뒤질랜드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울면서 오르막을 올라갔습니다.
갓길이 없어서 뒤에서 차소리라도 나면 자전거에서 얼른 내렸습니다.
정말 공포스럽더군요
조그만 후미등 하나로 뒤에서 달리는 차에게 내 존재를 알릴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하여튼 나는 이제 새됐다를 되뇌이며 끌다가 타다가 하다보니 어느새 산의 정상인듯 싶었습니다.
이제 내려가야 하는데 올라올때보다 더 무서웠습니다.
가로등도 없고 라이트는 달랑 P4 하나...
울지도 못하고 내리막인데도 무서워서 끌바로 가는데 갑자기 눈앞이 환해 지며!!!!!!!
내리막길 전체가 온천마을인것입니다.!!!!!!!!!!!!!!!!!!!! 여러분!!!!!!!!!!!!!!!!!!!!!!! 기뻐해 주세요~
정말 앞뒤 돌아보지 않고 제일 첫집으로 들어갔습니다.
정말 아름다운 할머니가 맞이해 주더군요
너무 늦어서 밥은 없어 미안합니다라는 멘트와 함께~
(얼마전에 지리산 폭설주의보 속에 난파 되었을 때 들었던 말과 비슷합니다. ㅡ,.ㅡ)
숙박을 하기전에 간단한 신상을 적어주고는 방에 들어섰습니다.
△ 방이 참 환타스틱 합니다.
하지만 1600엔이라는거!
△ 그리고 할머니가 불쌍하다고 컵라면과 밥을 150엔에 파셨습니다. ㅋㅋ 물미역은 서비스랍니다.
△ 이것을 먹고 기분이 좋아져서 잠옷입고 사진 한장 찍으며 할머니가 했던
(비디오 보고싶으면 이야기 하세요)를 떠올리며 전화 수화기를 들고 0번을 눌렀습니다.
맥주를 한잔 마시며 비디오를 틀었더니 정말 보통 굶주리지 않고서는 볼 수 없는 후진 영상이 나와, 그냥 뉴스나 보며 따끈한 온천물에 몸을 담그고 하루를 마감했습니다.
후기를 적다보니 이날의 라이딩이 떠올라 다시한번 몸과 마음이 급격히 피곤해 지네요 ㅋㅋㅋ
하지만 이렇게 생각지도 못한곳에 있는 숙소 덕분에 너무나 행복하게 잠이 들었습니다.
이 호텔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것은
두루마리 화장지 뿐이 없었는데, 머리맡에 놓여져 있던 비닐속에 콘돔과 크리넥스 티슈 4장이 가지런히 접혀있던 것입니다.
일본인은 4장으로 수습이 되는구나!!!!!
△ 다음날 아침에 어제 너무 지쳐서 미처 못찍었던 여관의 전경을 찍어 보았습니다.
호텔(ㅡ,.ㅡ)앞 도로가 워낙 좊아 넓은 화각을 확보 할 수 없었습니다.
△ 거미도 있고... 날도 맑고...아 또 달려야겠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