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인도의 어느 마을에 네명의 아내를 둔 사내가 있었다.
첫번째 아내는 평생을 함께 하고픈 사람으로 지극히 아껴주고 사랑해 주는 그 사람의 가장 소중한 사람이었다.
두번째 아내는 수많은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얻어낸 보석과도 같은 여자였다.
어느 날 이 사내는 거리를 가늠 할 수 없이 먼 길을 떠나야 했다.
그는 그 길에 도사리고 있을 위험이나 생존의 보장도 희박했기 때문에 누군가 같이 가 주길 원했고
첫번째 아내에게 말했다.
“여보 나와 같이 가지 않겠소?”
“제가 그런길을 어떻게 갑니까! 저는 이 집 이외에는 밖에 나가고 싶지 않고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아요. 당신의 일이니 당신이 알아서 하세요 혹시 무사히 돌아 온다면 그 때 성대하게 맞이할께요”
그 사내는 상심 했지만 이내 마음을 추스리고 두번째 아내에게 찾아가 똑같이 말했다. 그러자 두번째 아내가 이렇게 말했다.
“당신의 첫번째 아내도 안가는 길을 내가 갈 것이라고 생각 했나요?”
더 이상 설득의 여지가 없음을 느끼고 그 사내는 세번째 아내를 찾아갔다.
첫째와 둘째 아내에게 거절 당할 때도 이 세번째 아내가 있었기 때문에 큰 걱정이 없었던 그는 스스럼 없이 같이 가자고 얘기 했다.
“여보 내가 어딜 좀 가야 하는데 좀 위험하기도 하고 너무 외롭소, 나와 같이 가주오”
“여보….저도 따라가 드리고 싶지만, 그것은 당신 자신의 여행입니다. 제가 문밖까지 배웅을 해 드릴께요. 굳세게 마음먹고 떠날 채비를 잘 하도록 하세요”
이젠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가 그토록 구박하고 미워했던 네번째 아내에게 가서 함께 가자고 얘기했다.
걸래질 하고 있던 그의 아내는 아무 꺼리낌 없이 그 사내의 손을 이끌고 ‘같이 가지요’ 라고 말을 했다.
여기서첫번째 아내는 “나의 육신”을두번째는 “나의 재산 지위 명예”를세번째 아내는 “나의 가족과 친구들”을 말한다. 그리고 마지막네번째 아내는 바로 “나 자신의 마음” 이다.
쉽게 알 수 있겠지만 이 사내가 떠나려는 여정은 바로 죽음 이었던 것이다.
죽음에 임해서 나와 함께 해 줄 수 있는 것은 이세상에 단 하나 “나의 마음”뿐이다.
본인이 쓴 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죽음의 여정에서마음은 사실 나를 따라와 주는 것이 아니라 나를 이끌고 간다고 한다.
내가 살아 있을 때나의 마음이 어둡고 음습한 곳을 거닐었다면 죽음을 인도하는 나의 마음은 역시 어둡고 음습한 길로 나를 인도 할 것이다.
항상 마음을 밝고 따듯한 곳에 두어 나를 인도하는 등불이 평온한 길을 비출 수 있도록 세심(洗心) 하며 살아야 할 것이다.
11월 위령 성월에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며 어느 시골 성당 신부님의 강론 말씀을 떠올려 적었다.


